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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좁소...
날짜 : 2010-08-16 17:40:49 글쓴이 : 동경그린 조회수: 961

어제도 우리 일유달팸 몇명이랑 일요일의 늦은 오후를 만끽하고 있었는데...... in Koenji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그리고 다시 상점가로 나서는 길에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화려한 남자,

나도 면식이 있는 얼굴인 듯 한 생각이 들어 잠시 눈을 마주치나 금새 떠오르지 않아 그냥 지나치려

하는데 "**형?" 하고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다.


응?


누구지... 하고 3초동안 내 뇌세포 속 기억을 활성화시키는 신경들이 활발히 움직인 결과, 찾아냈다.

때를 거슬러 올라가 2003년....2004년이던가....


당시 한.일교류회의 운영진&사회자를 하고 있던 나, 당연히 수많은 한국인들과 일본인들 사이에서

살았는데... 컴퓨터가 아닌 사람인지라 모두를 기억하는 것은 無理. 하지만 분명 어떤 impact를 통해

내 머릿속에 박혀 있는 아이들도 있다. 그 중 하나였던 듯, 내가 2초안에 기억해 낸 것을 보면...


홋카이도...라는 키워드로 그를 기억해냈다. 일본유학을 위해 홋카이도로 길을 떠났던 그 아이는,

내 머릿속에서는 짧은 머리에 청바지&면티셔츠를 입고 있는 아이인데...지금 내 눈앞의 아이는...


검정 페도라, 레오파드패턴 베스트, 팬던트가 화려한 금목걸이, 그리고 레이어드해서 찬 팔찌들....

배기진에다가 화려한 장식이 박힌 로퍼, 거기다가 베스트와 맞춘 듯한 레오파드패턴 가방을 들고있다.







누구냐 넌....






"내가 기억하는 넌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말야...원래 이런 데 관심있었어?"


"예, 저 원래 패션쪽 관심있었어요. 그 땐 공익 할 때였거든요..."


아뿔싸, 군대구나! 현역과 비교할 건 아니지만, 공익도 군인이고 개인의 개성따위 모두 무시당하고 말지.

그 때 기억밖에 없으니, 내가 널 못알아봤을 수 밖에. 눈웃음 찰찰 넘치는 작은 눈 아니었음 못알아볼뻔 했다.

어패럴 계열에서 일을 하고 싶어 동경으로 나왔단다. 거기다 사는 곳은 코엔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샤레시군요!


그렇게 몇분간 이야기를 나누고, 명함을 한 장 쥐어주고 나중에 밥 먹자는 상투적인 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한국에서 잠시 만나 홋카이도로 떠난 아이를, 이 넓은 일본 땅에서 그것도 우연히 만나다니....특히나 우연한

만남이 잦은 나, 절대 나쁜 일을 해서는 안되고, 누구에게 원한을 사도 안 되겠다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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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자 [2010-08-16 17:42:00]
그럼.그럼. 사람이 살다보면 언제어디에서 어떤모습으로 다시 만날 줄은 아무도 모르지요^^
동경매니저님하고 나하고 관계도 마찬가지구요~~~~
손정미 [2010-08-17 10:01:05]
그럼요..의외로 세계는 좁다니깐요.
정말 죄짓고 살면 안 된다니깐요~~!!
그런데, 거의 6년전의 잠깐의 만남도 기억하고...기억력 좋으시네요.
코엔지에 살고 있으면, 앞으로 자주 부딪치지 않을까요?
김지영 [2010-08-17 10:03:21]
뒤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는 인연들이 있는데
이런 글을 읽을때면 더욱 씁쓸해지는 기분이 드는건...
역시 나이가 들어서겠죠?ㅋㅋ
나쁜짓하고 살면 안되요. 모두~~ 저도요. ㅠㅠ;;
정형우 [2010-08-17 11:05:24]
우연아닌 인연...
인연중의 필연!! 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필연속에 동경매니저님의 귀인도 있지않을까요?ㅋㅋㅋ
차혜진 [2010-08-17 15:15:34]
차.카.게.살.자...ㅋ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언젠가는 만날 수 있따...라는 마인드의 삶은 괜찮은거 같아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기본에 충실한게 가장 좋겠지만서도요!! ^^
도한씨도 혹시 못 알아볼만큼 뿔은건 아니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