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무더운 여름이지요. 정말 살짝 닿기만해도 머리끝까지 소름이 끼치는 끈끈함..그 모든 것이 습기로 부터 비롯되는 건데, 그 습기라는 것이 참...없으면 안 되는 것이지만 과하면 견디기 힘든 놈인지라....
참... 애매한 것이 습기죠. 없으면 얼굴이 당기고 또 퍼석퍼석 해지고 먼지도 많아지고...하지만 일본의 여름, 습기가 너무 많지요. 끈적끈적한 건 둘째치고 빨래 안마르는 거, 어쩔거야...... [일본유학생]이라는 신분상 옷을 엄청 많이 가져온 것도 아니고, 그리 쉽게 옷을 막 살 수도 없는 형편인데...매일매일 땀범벅이 되니 옷은 매일 갈아입어야 되고...벗어놓는 스피드보다 마르는 스피드가 느려서 곤란한 경우 모두 겪어 보셨죠?
아니, 솔직히 그건 그렇다 칩시다. 그럴 수도 있지요. 덜 마른 빨래 그냥 입고 체온으로 말려본 적 없어요? 왜 그래요? 드라이어로 양말 한 번 안 말려 본 사람처럼?
자꾸 이야기가 딴데로 샙니다....
문제는, 빨래를 쨍쨍 햇님 아래에서 말리면 상관이 읎는데....장마철 계속되는 비로 인해 방안에서 말렸을 때, 정확하게 꼭 집어서 어떤 냄새라 형용할 순 없지만, 꿉꿉하고 콤콤하고 꾸리꾸리한 냄새..그 냄새가 옷에서 나게 된다는 거지요. 땀이라도 흘려서 옷이 젖는 경우에는 100% POWER UP한 냄새가 진동해서 주위를 신경쓰게 되고, 빨리 집에가서 벗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게 되잖아요? 뿐만 아니라 수건 잘 빨아서 방에다 널어 말렸는데, 깨끗이 세수하고 얼굴의 물기를 닦으니 쿰쿰한 냄새...얼굴이 도로 더러워진 기분.....
제일 좋은 방법은 옥*크린 넣고 팍팍 삶는 거지요, 하지만 일본유학하면서 빨래 삶는것도 일이지요..무리데스... 큰 통도 없을 뿐더러....가스값도 비싸잖아요...집에서 삶을땐 부모님이 냈지만 이제 내가 내야 되니까....(너무 리얼한가요?)
이런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 방에서 말려야 할 땐 방건조 전용 세제를 사용합시다. 일반적으로 일본어로 "방 건조"를 의미하는 말이,
部屋干(へやぼ)し＝部屋（へや：방）＋干し（干(ほ)す:'말리다'의 명사형）
입니다. 즉, 세재의 껍데기에 「部屋干し専用」라고 적혀있는 세제를 사용하라는 거지요. 일본사람이 바보도 아니고, 방에서 빨래를 말려야 하는 상황에 대한 대처쯤은 해 놓았겠죠? 그것이 바로 이 세제입니다. 살균력을 강화해서 방에서 말려도 냄새가 나지않도록 해 주는 효과가 있지요. 물론, 쨍쨍 햇님 아래에서 말린 것 처럼 포근포근한 느낌은 안납니다. 하지만 적어도 냄새가 나지 않거나, 덜 나게 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 방에서 말린다 라는 표현을 「部屋で干す」혹은「部屋での乾燥」라고 하지않고, 「部屋干し」라는 일본어적 표현이 있다는 점, 의외로 일본어에 명사+동사의 명사형으로 만들어진 "일본어적인 표현"이 많답니다. 이런 표현들을 잘 익혀 두시면 좀더 살아있는 일본어, 현지에서 배운 일본어라고 일본유학을 하고 온 티가 팍팍 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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