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전날, 참 기분이 이상해지죠. 어제까지만 해도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두근

터질듯이 부풀어 올랐었는데...

친구들과의 송별회는 3일 전에 끝났고... 아니, 어제도 했구나 잠깐이었지만...제일 친한 친구는 어제 와서

짐싸는 거 도와줬었지. 짐 싸다가 빠뜨린거 생각나서 다시 한 번 챙기고, 다 챙겼더니 이번에는 가방 문이

안 닫혀서 다시 정리하고....

액체류는 보낼 짐에다가 다 넣어서 싸고, 깨지는 물건들은 수건으로 돌돌 말아

안쪽에 넣고, 일본은 이불 값이 비싸댔으니까 일단 이불도 챙겨넣자. 왜이리 가져갈 옷이 많은지... 이건

집에서 입고, 이건 학교 갈 때, 이건 친구 만날 때.... 아니아니, 과감하게 버릴 건 버리고 가져갈 건

가져가자. 생각해 보니까 일본에 이쁜 옷이 더 많았던 것 같애.

그리고 치약, 칫솔, 샴푸, 린스 지난번에 사갔다가 무거워서 낑낑 거리고 들고갔더니 일본이 더 싸서 허걱!

했던 惡夢... 이번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 왠만한 건 100엔샵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생활 용품은 다 빼고.... 이럴 때 일제 한번 써 보는 거지, 언제 또 일제 써 보겠어?? 맘 놓고 써주지!

간단하게 몸에 챡 붙여서 들 수 있는 가방에 여권, 지갑...

일본에서 돈 찾을 수 있는 City은행 체크카드도 만들어서 넣어놨고, 환전한 엔화들은 5만엔씩 

탈 가방에 하나 지갑 속에 나눠서 넣어놨지. 항공스케줄 적힌 종이도 일단 챙기고...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입국서류 작성해야 하니까 볼펜도 하나 챙겨서 넣고.......

음 다 됐나? 아, 일본 지하철 지도, 얼마전에 유학원에서 받은 포켓형 있었지. 그것도 빼놓지 말아야지.

간단한 회화를 적은 종이도 프린트아웃 했으니 문제 없고... 학교랑 기숙사 전화번호를 적은 종이도 오케이.....

자잔!!!!

정리해 놓고 나니 썰렁해진 방, 왠지 모르게 좀 서글퍼 지기도 하고...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기분이 좋았는데

두근두근 설레었는데 이상하게 오늘 저녁은 불안감, 기대감, 왠지모를 슬픔, 서운함 같은 것들이 삼청동 청수정

산채비빔밥처럼 뒤섞여서 나도 모를 이상한 감정으로 변해서 괴롭게 하고. 산채 비빔밥은 맛이나 있었지...

부모님은 웃으며 잘 다녀오라 하시지만 그 모습이 더 안쓰러워서 괜히 눈물이 핑 돌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항버스 타야 하니까...일찍 자야 되는데 침대에 누워서 불을 끄니 가슴이 두근반세근반..

합이 여섯근이냐, 뭔소리냐...

 지난번 칸사이(関西)여행 때, 교토(京都) 금각사(金閣寺)에서

 산 오마모리(お守り:부적). 꿈을 이루어준다는 말에 두번 생각

 않고 바로 샀엇는데, 진짜로 꿈을 이루어 주게 될 줄이야.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왠지 좋은 기분!!

 아까까지만 해도 꿀꿀한 산채비빕밥이었는데, 참기름에

 고추장 한 스푼 더 넣은 것 같이 맛깔스러운 기대감이

 점점 더 커져서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준비가 다 된 듯.

마음의 준비도 끝났고... 짐 정리도 다 끝났고... 이제 내일 아침이 밝아 오기만을 기다리면 되겠군.

참 큰일이네, 잠이 안 와... 이러다가 내일 아침에 늦자.........(Z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