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 케이(渋谷系)'라는 단어는 일본을 대표하는 음악 잡지 락킹온저팬(ロッキング・オン・ジャパン, Rocking'on Japan) 93년 12월호에서 일본 음악 평론가 야마사키 요이치로(山崎 洋一郎)가 러브 탬버린스(ラヴ・タンバリンズ, Love Tambourines)와의 인터뷰에서 최초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확히는 '시부야 모노(渋谷モノ)'로 기제되었던 것이다. 한편 당시 동(同) 잡지에 재적 중이던 음악 평론가 타나카 소이치로(田中 宗一郎, 팝 음악 잡지 스누저(snoozer) 창간자)는 시부야 케이를 두고 "우타가와쵸(宇田川町, 도쿄 시부야구(區)의 지명)의 외자계(外資系) CD숍을 중심으로 한 반경 수 백 미터에서 유통하는 음악"이라는 야유를 퍼부어 '시부야 케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덧씌웠다. 덕분에 해당 카테고리에 본의 아니게 결박된 뮤지션들은 '시부야 케이 뮤지션'이라는 평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는데 특히 오리지날 러브의 타지마 타카오와 스파이럴 라이프(スパイラル ライフ, Spiral Life)가 그랬다. 하지만 평론가 한 명의 악평이 대중의 서로 다른 취향들에 똑같이 영향을 미칠 순 없어, 타나카가 찬물을 끼얹은 시부야 케이라는 장르는 팬들의 따뜻한 호의에 힘입어 외려 '술에 취한 듯(황홀)한 음악'이라는 긍정적 뉘앙스로 음악팬들에게 성큼 다가서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시부야 케이는 음악 장르로서뿐만 아니라 CD 자켓 디자인 및 패션에서까지 60, 70년대의 그것을 인용, 재해석한 것이었는데 이것이 또 팬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요컨대 도쿄 시부야 자체를 무대로 한 패션의 대명사로서의 시부야 케이다. 그리고 이는 케케묵은 과거 완료형이 아닌 뚜렷한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