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있어서도 발렌타인데이는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날입니다. 초콜릿과 함께 준비한 선물을 선사하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은 한국의 연인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연인이 없는 사람은 오랫동안 묻어 왔던 사랑고백을 합니다. 직접 만든 초콜릿을 연인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건 오히려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문제는 사랑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초콜릿 공격을 퍼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직장의 동료와 상사에게 선물해야하는 초콜릿은 항상 부담이 되는 존재라고 합니다. 이처럼, 사랑과는 관계가 없지만, 인간 사이의 관계를 평화로이 유지하기 위하여 선물하는 초콜릿을 일본에서는 [기리코초(의리초코:의리가 있기 때문에 선물해야만 하는 초콜릿)]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발렌타인에는 또 몇 개의 초콜릿을 준비해야만 할지 고민하는 일본여성들이 벌써부터 있을지 모르겠군요.


인스턴트식 사랑도 사랑으로서 인정되는 요즘,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되새기기도 전에 애인 하나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대다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기 보다 옆구리 시린 것만이 더더욱 걱정이 되는 우리들. 그러나 자신을 다그칠 필요는 없습니다. 고독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마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인간미가 아닌가 싶으니까요. 단지 2월 14일 하루만큼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그런 사랑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