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일본에서는 애완견 기르기 붐이 한창이다. 소비자금융회사인 아이플(アイフル)의 CF를 계기로 치와와를 기르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는 외에 소형 애완견을 중심으로 새로운 인기종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애완견을 기를 수 있는 맨션이 늘어나고 있는 경향에 따라 독신 여성들 사이에서 소형 애완견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1. 털이 긴 치와와 한마리에 40만엔?
각 기업의 광고·홍보 담당자들이 선정하는 [제11회 CM 그랑프리] 조사에서 2001년의 48위에서 2002년에 2위로 뛰어오른 아이플(アイフル)은 2002년 8월부터 방송한 [페트편(ペット編)]에 치와와 '쿠-짱(くぅ-ちゃん)'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CF가 방송된 후 펫샵에서는 치와와의 인기가 치솟았다. 지금까지도 가게에 새로 치와와가 들어오면 곧 팔릴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치와와의 인기에 불을 붙인 또 한 사람이 젊은 여성들에게 '카리스마'로 불리고 있는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浜崎あゆみ)이다. 하마사키가 치와와를 기르고 있는 걸 잡지와 TV로 본 젊은 여성들이 그대로 따라서 자신도 치와와를 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치와와는 크기가 작아 어디나 데리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데 최근에는 품절상태에 가깝기 때문에 가격이 치솟아 한마리에 40만엔이나 한다. 특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 아이플의 CF로 친숙해진 털이 긴 '롱코트 치와와'라는 종. 이러한 인기를 반영해 산리오(サンリオ)는 얼마 전부터 롱코트 치와와의 캐릭터 상품을 발매하고 있다.

2. 작을수록 좋다!!
치와와로 대표되는 소형견의 인기는 최근 몇년간 계속되어 왔다. 재팬켄넬클럽(ジャパンケネルクラブ)에 따르면, 이 클럽에 등록된 애완견 중에서 치와와는 1995년에 1만 996마리로 12위였는데 1999년에는 5위, 2000년에는 3위로 꾸준히 순위가 상승했는데 2001년에는 닥스훈트(12만 2580마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01년의 상위 10종을 살펴보면, 1위부터 닥스훈트, 치와와, 시츄, 웰쉬 코기 펨브로크(Welsh Corgi Pembroke)로, 소형과 중형 견종에 인기가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2년 1위였던 대형견 시베리안 허스키는 10위권 안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또한 1994년에 2위였던 골든 리트리버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2001년에는 5위로 밀려났다. 개의 선택에 있어서도 "유행에 민감한" 일본인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3. 성장하는 애완용품 시장
애완견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상품과 서비스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개의 울음소리를 분석해 감정상태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해 주는 다카라(タカラ)의 신상품 [바우링걸(バウリンガル)]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애드호크(アドホック)는 애완견의 온천욕, 아로마 마사지 등의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는 외에 다른 기업은 애완용 개의 콘텍트렌즈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애완견 과열 양상을 염려하는 소리도 만만치않다. 오랫동안 개를 길러오거나 관련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최근 갑자기 인기를 얻고 있는 견종은 일본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것들이라 그만큼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가 없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한다.

비극적인 사례도 많다. 90년대 초, 만화 주인공으로 등장해 인기를 얻었던 시베리안 허스키는 다산종인 데다 성격이 활발해 주인들이 감당을 하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속출했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종들 중에서도 양치기나 투견이었던 견종이 있어 기르는 주인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4. 광고계를 장악한 애완견들!!
현재 애완견 붐을 상징하는 것이 광고이다. 아이플을 비롯해 개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상품이나 서비스까지 개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애완동물을 TV광고와 잡지모델로 소개하는 일본펫모델협회(日本ペットモデル協會) 측은 "TV광고에도 여유나 안식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배경에 있다. 개가 나오면 매상이 오른다는 게 정설이 될 정도"라고 한다.

직접 출연 이외의 새로운 광고방법도 등장하고 있다. KDDI는 휴대전화서비스 [au]의 로고를 프린트한 애완동물용 옷을 광고매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월 말부터 약 300마리의 개가 이 옷을 입고 거리를 산책하기도 했다. 산책이 필수인 애완견의 사육방식에 착안해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 밖에도 앞에서 나온 아이플의 쿠-짱은 곧 사진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5. 내 개와 눈치 안 보고 산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난 데는 애완동물을 기를 수 있는 맨션이 늘어난 점도 큰 요인이다. 이전에는 임대 맨션의 대다수가 '애완동물 사절'을 요구했지만 최근에는 '애완동물 가능'이라는 조건이 붙은, 또는 적극적으로 애완동물이 편히 살 수 있는 부대시설을 포함한 신축 맨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애완동물 입주맨션의 인기는 야후의 검색 순위를 봐도 알 수 있다. 벌써 6개월 이상 '애완동물 가능'이라는 검색어가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부동산 업자들이 애완동물을 기르는 주인에게 적극적인 이유는 이들이 비교적 생활에 여유를 가지고 있는 층인 데다 통계적으로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이사를 적게 다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애완견이 또다른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