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큐어 칠하는 남자는 멋있어!
"멋있잖아요. 샤프하고 깔끔해 보이고"
"???"
10대나 20대 젊은 여성들에게 물으면 십중팔구 이런 대답이 나왔다.
남자들의 매니큐어가 샤프하고 멋있어 보인다고?

우선 미장원 몇 군데를 다녀 보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일본남자들의 매니큐어 역사가 사실은 꽤 오래 된다는 것이었다.

이미 80년대 초부터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일본남자들이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녔던 것.
그 대표적인 인물이, 지금은 중견가수로 활동이 좀 뜸한 사와다 겐지.
그는 매니큐어뿐만 아니라 짙은 화장을 한 것으로 유명했다.
80년대 그가 화장을 하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한 채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 찬반 양론이 격렬했었다.
멋있다고 인정해 주는 팬들과, 남자가 무슨 짓이냐고 비난하는 이들이 팽팽하게 맞서, 그 당시 주간지들 기자들을 바쁘게 했던 것.

그 때부터 일본 남자 연예인들이 하나 둘씩 따라 하기 시작해 지금은 관심의 대상이 전혀 못될 정도로 널리 확산됐다.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젊은 그룹 킨키키즈멤버들도 화려한 매니큐어를 하고 다니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하라주쿠 인근 오모테산도에 '남성전문 메이크업 살롱'이 탄생했다.
처음에는 연예인이나 전문 직업을 가진 남자들이 많이 찾았는데, 최근에는 일반 샐러리맨들까지도 자주 이용한다고.
피부 마사지부터 눈썹정리, 손톱 발톱 손질, 메이크업까지 완벽하게 관리를 해 주는데 특이한 것은 철저하게 예약제라는 것이다.
한번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5000엔. 일주일마다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 같은 인기 때문인지 2개월 전에는 손톱 전문잡지가 창간됐으며, 손톱만을 전문으로 하는 '네일숍'도 최근 오픈해 화재가 됐다.

일본 남자들이 선호하는 매니큐어 색은 핑크, 검정, 보라색 등이고 특이한 것은 빨간색을 기피한다는 것.
그 이유는 빨간 색은 너무 강렬하여 부드러움을 주는 핑크빛 같은 매니큐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축구 스타 베컴이 월드컵 참가를 위해 일본에 왔을 때, 특이한 헤어스타일로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인기와 화제를 모았던 것이 바로 그가 한 매니큐어였다.
까만색과 보라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의 매니큐어를 경기 때마다 칠하고 나와 일본 팬들을 열광시켰던 것.
그 뒤 한동안은 일본미장원에 베컴 헤어 스타일이 유행이었고, 백화점이나 화장품 가게에는 베컴 매니큐어라고 명명한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나중에는 매니큐어 키홀더까지 나와 인기를 끌었다.

또한 작년 연말 NHK-TV가요 홍백전에는 일본의 톱가수 하마사키 아유미가 자그마치 2500만엔(약 2억 5000만원)다이아몬드 인조 손톱을 붙이고 나와 일본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렇듯 요즘 일본 젊은 남자들 사이에서는, 엷은 메이크업과 매니큐어 칠하는 것이 유행이다.

메이크업은 특히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남자나 서비스 계통, 대기업 영업부에 근무하는 샐러리맨들이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래처나 고객에게 호감을 주기 위해 엷게 화장을 한다는 것.
그래서 남자들에게 메이크업을 가르치는 학원도 생겨났다.

그만큼 화장하는 남자들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 남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어디 한번 해 보시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