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내용에 이어서 로봇 이야기 입니다^^
22년 만에 부활한 '마음을 지닌 로봇'!

2003년 4월 7일은 고(故) 데츠카 오사무(手塚治蟲)씨가 만화 <철완 아톰속에서 그린 아톰의 생일날. 이 '기념일'을 의식해 3일부터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로봇 전시회 [로보덱스 2003]에서는 정해진 작업을 무표정하게 진행하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요구에 따라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아톰'과 같은 인간형 로봇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1. 어린이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아시모!

산 중의 역, 로봇이 아이들의 뒤를 따라 케이블카에 오르려고 하자 문이 닫혀버린다. 손을 뻗으며 "날 두고 가지 말아줘!"라고 애를 태우는 로봇... TV 광고로 유명한 혼다의 광고는 로보덱스 부스에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혼다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아시모(ASIMO)'는 두 발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움직임에 인간적인 감정표현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손바닥을 얼굴 앞에 올리고 '안녕', 손바닥을 옆으로 흔들며 '잘가!'... 물론 컴퓨터로 제어된 기계의 움직임이긴 하지만 아시모는 인간의 감정표현을 모방할 수 있다. 입장객에 대한 전시에서도 기술적인 설명을 하는 게 아니라 어린이들을 무대로 데려와 아시모와 함께 '안녕'과 '잘가'를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어린이들은 아시모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눈을 빛냈고 또 아시모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았다.

2. 아톰의 탄생 재현!

아시모와 소니의 [SDR-4X], [아이보(AIBO)]의 인기 로봇과 함께 로보덱스 전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전시장 중앙에서 재현된 철완 아톱의 탄생 과정. 로보덱스 폐막 다음 날인 7일이 생일날인 아톰은 생일을 얌전히 기다리기라도 하는듯 얌전히 누워 있었다. 많은 로봇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잠든 아톰은 마치 전시장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친구' 로봇들의 상징처럼 보였다.

3.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함께 사는 로봇!

이번 로보덱스에서는 두 발로 서고 걷는 겉모습 뿐만 아니라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감각적인 기능을 갖춘 로봇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서로 닿는 감촉 중에서 '치다'와 '쓰다듬다'을 식별해 고통스러워하거나 좋아하는 ATR의 [로보비2S]. 또 배터리가 줄어들면 스스로 충전하러 가는 미쓰비시전공의 [와카마루(WAKAMARU)]. 이제까지의 기계는 받은 명령을 정확히 수행하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이런 로봇들의 개발에서 주력하는 것은 받은 메시지와 장소를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해 다음 행동과 연결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미쓰비시전공의 인형가정용 로봇 '와카마루'는 집을 지키거나 비상시 정해진 곳으로 연락을 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 로봇은 신장 1미터에 체중 30kg인데 바퀴로 이동한다. 사람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어 주인 2명과 그 밖의 사람 8명을 알아본다. 또 일상회화 1만단어를 인식해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약 복용시간이나 건강 및 일반 상식, 스케쥴을 시간에 맞춰 알려주기도 한다. 머리 쪽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 자신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 행동하는 외에 배터리가 소모되면 스스로 충전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2004년도에 100만엔대에 100대 정도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4. 여전히 인기있는 소니의 아이보!

여전히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은 소니의 [아이보(AIBO)]. 이번에는 아이보와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아이보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기능을 참고 출품했다. 먼저 눈길을 끈 것은 [AIBO Dream Musical]이라고 이름 붙인 뮤지컬로, 10마리의 아이보가 노래와 춤을 선보여 전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또한 주목할 만한 새로운 기능은 [Photo Mail 기능]. '아이보 메일'이라는 이름으로 메일을 쓰면 늘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는 아이보가 그 메일을 읽고 내용에 맞는 사진을 찍어 상대방에 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이 밖에도 아이보와 함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차량탑재 아이보'도 출품했다. 아이보를 카네비게이션이 장착된 자동차에 태우면 GPS가 알려주는 운전정보를 '아이보 리모트 프레임 워크'라는 무선LAN을 사용해 차량에 있는 PC에서 아이보 본체로 송신한다. 그러면 우회전이나 좌회전의 움직임과 정체 등의 도로 상황에 따라 아이보가 앞발을 올리거나 몸을 기울리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고 하는데 안전상의 문제로 시판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03년 현재, 데츠카 오사무 감독이 상상했던 '인간의 마음을 지닌 로봇'은 현실에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로봇은 확실의 '인간'의 친구가 되는 것, 인간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인간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