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부자들의 상징이라고? 천만의 말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일본에서 고급 스포츠카가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닛산자동차(日産自動車)의 [페어레이디Z]와 다이하츠공업의 [코펜]이 크게 히트했고 마츠다는 5월부터 신형 스포츠 카 [RX-8]를 발매했다.
해외 메이커도 일본 시장에 기대를 걸고 신형차를 속속 투입하고 있는데 기존보다 가격대가 싼 제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 향후 일본 시장에서의 스포츠카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1. 스포츠카 인기, 일본 메이커가 주도!

현재 스포츠카의 붐을 주도하는 것은 일본 메이커들이다. 마츠다는 이번 5월, 세계에서 유일하게 로터리 엔진을 탑재한 본격 스포츠카 [RX-8]를 투입했다.
높은 주행성능의 비밀은 경량화에 있다. 알루미늄 부재료를 적극 채용해 동급 4도어 세단보다 200kg 정도 가볍다고 한다.
외견상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최초의 좌우 양편 개폐식 도어. 기존 스포츠카는 대체로 승차감을 희생해왔는데 RX-8은 다르다.
최고시속 240km라는 본격적인 스포츠카임에도 불구하고 4도어에 4명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새로운 타입의 스포츠카로서 가족을 포함한 넓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다.
또한 경제성을 우선하는 가족 유저를 고려해 신형 로터리 엔진을 채용함으로써 연비를 20%나 개선했다.

2. 경자동차도 오픈카?


2002년도 니케이(日經) 우수제품 및 서비스대상에 이변이 일어났다.
스포츠카 2종이 뽑힌 것이다. 2002년 7월에 발매되어 이미 2만대 이상을 판매한 히트 상품 닛산의 [페어레이디Z]과 함께 선택된 것은 다이하츠공업이 발매한 경자동차의 오픈카 [코벤]. 경자동차로는 최초로 전동개폐식 루프틑 채용해 스위치 하나로 금속 루프를 열 수 있는데 가격은 149만 8000엔으로 저렴한 편이다.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카 시장은 경자동차를 제외한 시장 전체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페어레이디Z]과 [RX-8]의 인기는 시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하기에 따라서 시장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3. 일본 시장에 군침 흘리는 유럽 기업들


스포츠카의 역사가 긴 유럽 기업들도 서서히 일본을 유망시장으로 보고 매력적인 상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독일의 최고급 자동차메이커인 포르쉐 2003년 5월, 포르쉐 최초의 스포츠카 [카이엔의 일본 판매를 시작한 외에 아우디 역시 영화 <미션 임파셔블2>에 등장했던 2인승 스포츠카 [아우디TT로드스타]를 투입해 좋은 실적을 올렸다.

이 외에도 영국의 명문기업 재규어는 2001년 가을부터 저가격 전략을 택해 소형 스포츠카 [X타입]을 발매해 40% 이상의 판매 성장을 거뒀다.
이에 고무된 유럽의 유명 브랜드들이 대거 일본 시장에 참여하면서 당분간 일본 고객들은 일본의 신상품과 명품 사이에서 상당히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4. 30, 40대 남성들의 꿈의 실현!


그렇다면 스포츠카가 이렇게 잘 팔리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 중 하나는 40대 이상 남성들의 '자신에 대한 투자'를 들 수 있다.
자녀들이 독립할 때까지 꼼짝없이 패밀리카를 선택해야 했던 가장들은 '언젠가는 스포츠카를 타고 말겠다'는 꿈을 갖기 마련인데 저가격 스포츠카의 등장이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닛산자동차(日産自動車)의 페어레이디Z의 주고객층은 자녀가 독립한 45~55세의 남성과 자녀가 없는 30대 남성이라고 한다.

또한 30대 남성들은 1970년대 후반 수퍼카 붐을 경험했던 세대인 만큼 다른 어떤 세대보다 스포츠카에 대한 동경이 강하다.
이런 공통 경험을 한 세대가 자신이 원하는 차를 살 수 있는 연령이 된 것도 스포츠카의 수요를 굳건히 받치고 있는 요인 중 하나이다.

5. 침체된 일본 경제의 기폭제?


스포츠카의 인기에 따라 다른 업종의 참여와 응용 상품의 등장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용품 최대 체인점인 오토백스세븐이 2002년부터 영국에서 위탁 생산한 최고급 스포츠카 [가라이야]를 판매하고 있는 외에 완구 메이커인 다카라는 오픈카 타입의 1인승 전기자동차 [큐노]를 발매했다.

일본 메이커와 해외 메이커를 불문하고 시장 참여와 경쟁 격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일본의 스포츠카 시장.
자동차 판매대수가 매년 격감하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스포츠카는 시장규모는 아직 적지만 일본 자동차 업계의 몇 안되는 희망이다.
소비자의 욕구 변화를 재빨리 잡아내는 기업이 일본 경제의 기폭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