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b>세대를 초월해 영원히 '오늘'을 사는 남자들!</b>

TV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하며 가부키(歌舞伎)에서 현대극까지 활동의 무대를 넓히고 있는 가부키 배우들이 뜨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배우들이 잡지 표지에 자주 등장해 전통 예술로서 관객과 멀어졌던 가부키의 이미지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 그 선두에 선 젊은 가부키 배우들의 활동과 인기 비결을 살펴 본다. </font></a>

<b>1. 현대의 가부키에 뛰어든 젊은이!! </b>
그 선두주자 중 하나인 이치카와 소메고로(市川染五郞)는 올 여름, 극단☆신감선(劇團☆新感線)의 연극 <아수라성의 눈동자(阿修羅城の瞳)>에서 주인공 와쿠라바 이즈모(病葉出門)를 연기했다.
에도 시대를 무대로 귀신과 인간의 전투를 그린 이 작품은 록 음악을 배경으로 빠른 액션과 경쾌한 대사로 관객들을 연극 무대로 불러들였다.
여기서 소메고로는 귀신을 쫓는 데 전력을 기울이면서도 연인 역의 아마미 유키(天海祐希) 앞에서 절절매는 새로운 영웅상을 연기했다.
엘리트 만을 연기했던 그 전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것이다.

가부키 배우인 소메고로가 극단☆신감선의 연극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
1997년 이 극단의 <도쿠로성의 7인(どくろ城の七人)>을 본 소메고로는 "이거야말로 현대의 가부키"라고 감동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이 극단의 <아수라성의 눈동자(2000)>와 <아테루이(アテルイ, 2002)>의 주연을 맡았다.

<b>2. 영화로 무대를 넓혀라!! </b>
나카무라 시도우(中村獅童) 역시 연극 무대로만 활동 영역을 한정하지 않는 가부키 배우 중 하나다.
2002년 영화 <핑퐁(ピンポン)>에서 주인공의 라이벌을 맡아 박력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이 영화 한편으로 일본아카데미상 신인상을 비롯해 5개의 신인상을 거머줬다.
하지만 가부키 공연에도 정력을 기울인다.
꾸준이 가부키 공연을 하면서도 영화 <아이덴＆티티(アイデン＆ティティ)>에도 출연하는 등 장르를 초월한 활동을 하고 있다.

<b>3.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바로 가부키!! </b>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가부키의 본질이다."
일본의 연극평론가 카미무라 이와오(上村以和於)씨는 젊은 배우들이 무대에서 뛰쳐나오고 있는 최근의 현상을 이렇게 분석한다.
"물론 젊은 시절에는 가부키를 통해 배운 것을 여러 분야에서 활용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가부키라는 장르 자체가 그 시대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데 민감하다."

전통 예술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는 가부키도 사실은 분라쿠(文樂)나 노(能) 등 각 시대에 유행했던 장르의 다양한 요소들을 받아들이며 지금의 형식을 만들어 왔다.
때문에 가부키 배우가 영화나 TV드라마처럼 그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미디어와 교류하는 것은 가부키가 지닌 본질 중 하나라는 것이다.

<b>4. 기존의 스타일을 파괴하라!! </b>
그런 흐름에 동참하는 게 젊은 배우들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베테랑 연기자 중 하나인 나카무라 칸쿠로(中村勘九郞)는 노다 히데키(野田秀樹)와 같은 대표적인 현대극 연출가들과 손은 잡고 새로운 가부키를 공연하고 있다.
선대부터 전해내려온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배우들끼리의 대사 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이제까지의 가부키 연출 스타일을 깨버린 것이다.

또한 이치가와 엔노스케(市川猿之助)는 소재를 일본 전통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찾아낸 새로운 가부키 <수퍼 가부키(ス-パ-歌舞伎)>를 상연해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스토리' '스펙터클' '스피드'라는 3S를 중시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전통만을 고집하지 않고 가부키 자체를 새롭게 수정하는 이 방식들은 기존 가부키 팬에 새롭게 젊은 세대의 지지도 얻었다.

<b>5. 가부키 탄생 400주년, 새로운 오락이 된다!! </b>
에도 시대, 가부키 극장은 테마파크와 같은 곳이었다.
관객과 배우들의 관계는 매우 친밀했으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공연이 이뤄지고 사람들은 공연을 보며 도시락을 시켜 먹거나 밥을 먹으러 집에 갔다 오기도 하는 등 당시 사람들은 가부키를 소풍처럼 즐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교양과 문화적인 면이 강해지면서 가부키는 하나의 고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젊은 배우들 사이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그런 생각이 가부키 이외의 분야로부터 새로운 에너지를 흡수하려고 하는 시도를 낳게 했다.
그로 인해 가부키는 고전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내용의 오락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즈모(出雲)의 오쿠니(阿國)가 가부키 오도리(歌舞伎踊り)를 시작한 지 400년째가 되는 올 해, 일본의 가부키는 또 다른 시대를 열고 있었다.